확률의 허구 중에서

이여영기자의 말과 맛 그리고 멋: "확률의 허구


어제 충남 보령에서는 갑작스러운 파도로
23명이 죽거나 다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잔물결밖에 없던 그 곳에 갑자기 높은 파도가 인 이유는 아직도 불분명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고가 나서 사상자가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 로또 복권 당첨 확률보다 낮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바로 확률의 허구가 존재합니다.
확률이 낮다고 그냥 운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거죠.

예상되는 피해가 치명적일 경우는 이걸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가 설명한 광우병의 확률도 비슷합니다.

미국의 소가 1억마리인데 3마리가 광우병에 걸렸다는 거죠.

저는 이 확률도 좀 왜곡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상 증상이 나타난 소만 검사를 하는 거고, 광우병 여부는 나중에 나오는 겁니다.

2006년까지 77만마리를 검사했으니까 그 가운데서 3마리에서 광우병이 확인된 겁니다.

아마 광우병인지 모르고 지나갔거나 몰래 처리해버린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되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확률은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피해가 치명적이라는 게 문제죠.

어제 보령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비극이 재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운에 맡겨둬선 안 되죠.

사고 발생 지역 인근에는 위험 표지판도 세우고 해야 하는 겁니다.

쇠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 정부에 딴지를 거는 국민들은 확률을 논하자는 게 아니라

정부가 검역 주권에 대해 무관심한 것을 포함해,

만에 하나 있을 치명적 피해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것입니다.


5월5일(월)
KBS 1라디오 시사플러스 진행자 김방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