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만 들어도 제지당하는 나라

나 군대 갈 때 부르던 노래는 최백호의 "입영전야"와 조영남의 "점이"가 주류를 이뤘었는데, 어느 순간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는 것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더라.

막막하고 두려운 군 생활이지만...
대한민국의 사나이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자랑스러워 했었고,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의 개같은 상황보다는 점점 더 나아질 거라고 믿었었고...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그 나라는 지금...촛불만 들어도 제지당하는 나라가 되어버렸고, 국민들의 추모행렬에도 물대포를 대기시키는 나라가 되어 버렸다.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가 유오성이를 제지하려는 똘마니에게 '오늘 아버지 제사란다'라며 동네 양아치들도 망자에 대한 예우를 지키고 있는데...
이제 이 나라는 그런 기본도 갖추지 못한 나라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 누군가 나보고 이 나라를 위해 뭘 하라고 하면...자신있게 대답하련다.

X 까라...고.

군대 가기 전에 부르던 노래나 듣자. 그런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어떤 노래를 부를까?


1. 입영전야 - song by 최백호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 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정든 우리 헤어져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지난 날들 돌아보면 숱한 우리의 얘기
넓은 너의 가슴 열리고 마주 쥔 두 손에는 사나이 정이
내 나라 위해 떠나는 몸 뜨거운 피는 가슴에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2. 점이 - song by 조영남


아마 난생 처음일꺼야. 어머님의 곁을 떠난 건
원한 사무친 휴전선에는 궂은 비만 내리누나
고향을 떠나올 때에 이슬 맺힌 눈동자로
손을 흔들던 점이 얼굴이 꿈속에도 찾아드네

점이~ 딸기꽃이 세 번 피거든 점이~ 그 때는 마중을 오오
점이~ 그 때까지 소식 없거든 점이~ 다른 곳에 시집을 가오

이 목숨 바치면 이 목숨 바치면 조국의 영광이 있으리니

3. 이등병의 편지 - song by 김광석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 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 않게
열차 시간 다가올 때 두 손 잡던 뜨거움
기적 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에 편지 한장 고이 접어 보내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