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장사를 하려면...

몇 년 전까지 외지에서 손님들이 오면 가끔 이용하던 홍아네라는 식당이 있었다.
농장다리 옆에 있는 허름하고 쓰러질 듯한 한옥에서 생태탕 등을 비롯한 남도 음식을 팔던 곳이었는데, 주인 아주머니의 깔끔한 손맛이 소문이 났는지...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가면 주변 단체장들이나 사법부 관련 사람들로 북적이던 꽤 유명한 집이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가보니 없어져 버렸고, 나중에 알고 보니 주변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인해 운천저수지 뒷편으로 확장 이전을 했고 거리가 멀어서 들르지 않다가...작년에 저녁 약속이 그곳에 잡혀 있어서 갈 기회가 있었다.
일단 주인 아주머니는 하나도 안 늙었다.
하지만 예약시간보다 20분 먼저 왔다고 자리가 없다며 밖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서울은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 손님에게 그딴 식의 대접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거기에서 기분이 상했기 때문인지 음식 맛도 예전만 못한 것 같고...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메뉴가 생물이다 보니, 가격 자체가 "싯가"라서...어느 정도 금액이 나올지 예상 견적 산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소문에는 아직도 줄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잘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기분이 상해서 그 후로는 가지 않았다.

왜 갑자기 저 식당이 생각났느냐면...
몇 주 전 1박2일에서 이종범이가 이수근이를 데리고 간 육전집이 연아네라는 곳인데...언젠가 2명이 가려고 예약을 했더니...4인 이상만 예약을 받는다고 하길래...짜증이 확~ 나서 그 후로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남들이 장소를 잡아도 반대하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그곳이 홍아네의 딸이라는 소리가 있어서 그렇다.

기분 나쁜 것은 나쁜 것이고...장사를 하려면 저 정도는 해야 한다.
한마디로 부럽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