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 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는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 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그런데...이런 멋진 시를 쓴 그 김지하가...
지금 세상에선 이상한 사건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중략) 더욱이 자살한 사람 빈소에 촛불이 켜지고 있다. 자살이라는 이름의 비겁한 생명 포기에도 촛불인가! 그렇다면 그 촛불의 정체는 무엇인가! (중략)
내게 진정한 관심이 있다면 '타는 목마름' 따위 호랑이 담배 먹던 것 말고 최근의 촛불시, ‘못난 시들’을 읽으라.
라고 하고 있다.

당신이 꼴통이 되어 가는 것은 말리지 않으나...80년대 당신의 시를 읽으며 자유와 민주를 꿈꾸던 우리는 뭐가 되는가?

그러니 이제는...아가리 닥치던지 아니면...당신도 늙었으니 이만...